꿈속을 날아서 사연없는 무덤은 없다. 그래도... [뮤지컬 밴디트] 2008/01/29 07:28 by 쩡♡

그야말로 『헤드윅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지나 연출의 새로운 작품,
뮤지컬『밴디트』를 만나고 왔다. (월요일 저녁부터 ^^;;)

나보다 앞서 이 공연을 관람하고 왔던 동기의 '별로였다'는 후기에 그다지 기대를 많이 하지 않은 작품이었다. 그녀가 이 공연에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너무 질러댄다"는 것. 샤우팅 창법은 나 역시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실망할 것을 예상하고 갔다.
(사실 표가 생겨서...^^;;)

그리고, 공연 관람을 마친 지금의 나의 평가는 "속 시원하다"는 정도?
별 다섯개 중에 3개 반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별 다섯개는 뮤지컬 헤드윅 이후 없었고, 예전에 "강추!"했던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는 별 네개 정도였다.)

뮤지컬『밴디트』의 더블 캐스팅은 1팀이 소찬휘, 리사. 2팀이 이정화, 이영미 캐스팅이다.
말하자면 첫번째는 가수 팀. 그리고 두번째 캐스팅은 뮤지컬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 팀이다.
소찬휘와 리사는 모르는 분들이 없을 것이고, 2팀 캐스팅을 잠시 살펴보면 이정화씨는 뮤지컬대상 인기상, 여우조연상에다 여우주연상까지 휩쓴 경력을 가지고 있는 파워풀한 목소리의 배우. 그리고 (내가 참 좋아하는) 이영미씨는 뮤지컬 헤드윅, 지킬앤하이드, 그리스 등 왠만한 흥행 뮤지컬에는 한번씩 참여한 바 있는 매력적인 보이스의 소유자이다.

이렇게 선을 확실히 그어 놓으니, 캐스팅만 보고 있어도 감이 온다. "1팀은 열심히 질러댈 것이고 2팀은 허스키 보이스로 굵직굵직한 음색이 나오겠구나..."
(나의 예상이 딱 맞았다.) 같은 뮤지컬이라도 캐스팅에 따라 전혀 다른 색깔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다.

어쨌든 뮤지컬『밴디트』는 동명의 영화와 같은 스토리로 흘러간다. (다만 개개인에 대한 캐릭터는 조금씩 다르다.) 뮤지컬 넘버들 역시 영화의 그것과 같지만 편곡과 개사를 통해 더욱 흡인력있는 색깔을 갖췄다.
교도소에 수감된 여섯명의 여자 죄수들.
자칭 "은행 돈은 다 내 돈"이라는 해킹과 위조에 능한 보컬 최영서(이영미 분).
몰락한 "80년대 인기가수"이자 남편을 차로 밀어버린(!) 보컬 한경애(이정화 분).
그리고 삼류 연애소설의 주인공인 마약밀매범 세컨기타.
섹시댄스가수를 꿈꾸었으나 타고난 약점(얼굴+몸매)을 극복하지 못한 드럼.
음악을 반대하는 부모님에 반항하며 집을 불태워(!)버린 부잣집 딸 베이스.
그리고 어린 시절 자신을 강간한 남자를 10년만에 찾아가 칼로 쑤셔(헉!) 버린 기타까지.

사연없는 무덤은 없다고, 구구절절 사건 사고 많았던 그녀들의 인생에 유일한 낙은 "음악"
"왜 나를 이 세상에 내버려 두었느냐"고 외치는 그녀들은 밴드를 통해 자유를 노래하고 진심을 담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노래한다.
결국 락밴드『밴디트』는 그 진심이 관객들에게 닿아 그야말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지만, 그래도 그녀들에게 씌워진 굴레는 범죄자라는 것. 스타라고 해서 범죄가 정당화될 수는 없는 것이기에...

그녀들은 앞뒤가 꽉 막힌 상황 속에서 결국 마지막 콘서트를 계획한다.
그 마지막 콘서트에서 부르는 노래 Puppet은 그래서 더욱 절실하고 더욱 마음을 울린다.


Puppet.mp3

왜 그렇게 날 쳐다봐 지루한 그 눈빛은 뭘 말하니
아무 것도 아닌 일로 화난 표정 이제 너무 지겨워

언제부턴가 계속 반복되는 일
시간만 흘러 잊혀져 가는 걸까 미쳐버릴 것 같아

솔직한 널 알고 싶을 뿐 더 이상 날 속이지마 속지않아
또다시 반복되겠지 뻔한 얘기 이제 그만 내가 너를 버릴꺼야
난 너의 인형이 아냐

뭘 해도 이해가 안돼 왜 점점 더 나빠지는 건지
내가 널 몰랐던 걸까 아님 다른 사랑 찾고 싶은거니

니 모습을 봐 내 얼굴을 좀 봐봐
내게 말해봐 왜 아무말 못해 말을 해봐

난 너의 인형이 아냐 이젠 싫어 떠날꺼야 이기적인 널
언제나 니 방식대로 니 맘대로 이제 그만 내가 너를 버릴꺼야
난 너의 인형이 아냐 너의 인형은 싫어

이젠 끝났어 언제나 반복된 게임
상관없잖아 그렇고 그런걸 다 그런걸 가버려

난 너의 인형이 아냐 이젠 싫어 떠날꺼야 이기적인 널
언제나 니 방식대로 니 맘대로 이제 그만 내가 너를 버릴꺼야

언제나 거짓뿐인 너 필요없어 꺼져버려
난 너의 인형이 아냐 내가 너를 버릴꺼야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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