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을 날아서 연극이 지루하다는 편견은 버리자. 연극『39계단』 2008/09/10 07:40 by 쩡♡

일주일여 만의 방학을 뒤로 하고 다시 공연 한 편의 리뷰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바로 어제 관람한 따끈따끈한 연극,『39계단』이 바로 그것이지요.

2008 토니상 시상식에 6개 부문(작품상, 연출상, 조명디자인상, 음향디자인상, 의상디자인상, 무대디자인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이 작품. 과연 어떤 작품이고, 어떠했는지 지금부터 간력하게나마 소개하려 합니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제목에서부터 "아!" 하셨을테지만 저와 같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소할 제목,『39계단(The 39 Steps)』. 첩보소설로 유명한 죤 버컨의 원작소설을 알프레드 히치콕이 영화로 제작하기도 했던 동명의 작품이 코미디물로 재탄생되어 연극 무대에 오른 작품이다.

런던에 사는 삶이 무미 건조한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리차드 헤니. 그는 가족도 없고, 할 일도 없고, 인생의 별다른 재미도 없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찰나, 'Mr.Memory'의 쇼를 관람하기로 하고 공연장에 들어선다.

그곳에서 그는 한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자신이 영국의 첩보요원이며 영국 공군의 기밀을 해외로 유출하려는 스파이 조직으로부터 쫓기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나 그녀는 그날 밤 헤니의 집에서 칼에 찔려 살해당하고, 헤니는 그녀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경찰과 스파이들에게 쫓기게 된다.

그가 누명을 벗을 방법은 스파이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 뿐. 유일한 단서는 죽기 전 그녀가 남긴 스코틀랜드의 한 도시를 표시한 지도와 '39계단'이라는 암호. 그리고 적에 대한 단서(새끼 손가락이 한 마디가 없다) 뿐이다. 이제 그는 단서를 찾아 모험을 떠난다.
작품의 배경이 영국이다 보니, 다분히 영국적 분위기가 작품 전체에 흐르지만 (지명이나 옷차림, 상황 등등) 군데 군데 한국의 정서에 맞게 각색한 부분이 보인다. ("홍어 어떠세요?" "삭힌거겠죠?" 의 대사 등)

달랑 네 명의 배우(그나마 이름을 들어본 배우는 단 한명도 없었다.)가 나와 100분 동안 무려 139개 역할을 맡아 동분서주 한다.

1인 1역을 하는 배우는 주인공인 리차드 헤니 역의 배우(이원재 씨) 뿐. 특히 Mr.Memory 역 외 다수의 역할에서 놀라운 표정연기를 보여준 배우 권근용씨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무대. 의자와 책상, 소파 등 간단한 소품들은 그때그때 자동차에서 기차로, 또 침대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 이런 전환이 어색하지 않은건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열차 지붕에서의 추격씬 에서는 주인공이나 추격자 모두 바바리를 두 손으로 있는 힘껏 흔들어댄다. 주인공이 창밖의 스파이를 확인하려 블라인드를 걷으면 무대 구석으로 전봇대를 손에 든(?) 스파이들이 뛰어나온다. 허둥지둥 왔다갔다 자유자재로 역할과 장면이 전환되는 것을 보고있노라면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조명과 그림자의 활용도 절묘하다. 비행기 추격씬이나 사막에서의 질주씬이 그것이다. 조명과 그림자를 이용해 상황을 그럴싸하게 표현해낸다. 연출, 조명, 음향... 과연 토니상에 노미네이트 될 만 하다.

작품의 마지막에서 헤니의 집 창문 밖으로는 함박눈이 쏟아진다. 그리고 서서히 막이 내릴 즈음 객석에도 함께 눈이 내린다. 100분 동안 충분히 즐거웠던 관객들에 대한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해도 될까. 

공연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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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 동숭아트센터 (대학로)
티켓 : R석 35,000원 (최대 할인 : 39Day 30% 24,500원)
좌석선택의 팁 : 무대가 상당히 높으므로 맨 앞이 아니라면 차라리 뒷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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